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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격언서/유몽영

유몽영 1

by jiminchido 2025. 11. 8.

 

유몽영

 

 

유몽영 1

 

 

1

讀經宜冬, 其神專也. 讀史宜夏, 其時久也.

讀諸子宜秋, 其致別也. 讀諸集宜春, 其機暢也.

독경의동, 기신전야. 독사의하, 기시구야.

독제자의추, 기치별야. 독제집의춘, 기기창야.

경서()를 읽기에는 겨울이 좋습니다.

그 정신()이 전일(專一)하기 때문입니다.

역사()를 읽기에는 여름이 좋습니다.

그 시간()이 길기 때문입니다.

제자백가(諸子)의 책을 읽기에는 가을이 좋습니다.

그 취지()가 특별()하기 때문입니다.

문집(諸集)들을 읽기에는 봄이 좋습니다.

그 기틀()이 창달()하기 때문입니다.

 

 

계절별 독서론 : 정신 상태와 학문 장르의 조화

 

1. 독서론의 사계절 분배

장조는 정신적 특성이 계절마다 다름을 전제하고, 각 계절의 분위기와 학문 장르의 성격을 조화시켜 독서의 효율과 미학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2. 讀經宜冬(독경의동) : 경전, 겨울

겨울은 만물이 잠들고 고독하고 정적인 계절입니다. 경전()은 근본 원리와 정수를 탐구하므로, 겨울의 고독함과 정신 집중(神專)이 사색에 최적입니다.

 

3. 讀史宜夏(독사의하) : 역사, 여름

여름은 해가 길고 시간이 넉넉하여(時久), 장대한 분량을 가진 역사서(史)를 지속적으로 탐독하기에 적합합니다. 또한, 역사의 흥망성쇠를 읽으며 외부 환경에 대한 통찰을 얻기 용이합니다.

 

4. 讀諸子宜秋(독제자의추) : 제자백가, 가을

가을은 만물이 숙성하고 서늘해져 감수성과 사색이 깊어집니다. 제자백가(諸子)는 다양하고 독창적인 견해(致別)를 담고 있으므로, 비판적이고 깊이 있는 사유가 요구되는 가을에 적합합니다.

 

5. 讀諸集宜春(독제집의춘) : 문집,

봄은 만물이 소생하며 생기와 활력(機暢)이 넘칩니다. 문집(諸集)이나 시(詩)는 감성을 자극하고 창조적 영감을 불러일으키므로, 생기가 넘치는 봄의 기운과 조화되어 창작의 기틀을 마련해줍니다.

 

6. 결론

정신적 상태와 환경의 변화를 독서에 활용하여 장르의 특성을 가장 잘 흡수할 수 있는 문인의 유기적 독서법을 제시합니다.

 

 

 

 

2

經傳宜獨坐讀. 史鑑宜與友共讀.

경전의독좌독. 사감의여우공독.

경전(經傳)은 홀로 앉아서 읽는 것이 좋고, 사서(史鑑)는 친구와 함께 읽는 것이 좋습니다.

 

 

독서 방식론 : 내용에 따른 환경 조성

 

1. 經傳宜獨坐讀(경전의독좌독) : 경전, 홀로

경전(經傳)은 근본적인 진리를 담고 있어 깊은 사색과 내면의 성찰을 요구합니다. 따라서 타인의 방해 없이 홀로 앉아(獨坐) 정신을 집중하고 진리를 탐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史鑑宜與友共讀(사감의여우공독) : 역사, 함께

역사서(史鑑)는 인물의 행위와 사건의 옳고 그름을 논하며 교훈(鑑)을 얻는 것이 목적입니다. 친구와 함께 읽으면 다양한 관점에서 사건을 해석하고, 비판적 논의를 통해 통찰력을 증대시킬 수 있습니다.

 

3. 결론

학문의 목적(진리 탐구 vs 교훈 및 통찰)에 따라 독서 환경(고독 vs 교류)을 달리해야 한다는 효율적인 학습 전략을 제시합니다.

 

 

 

 

3

無善無惡是聖人.

(: 帝力何有於我, 殺之而不怨, 利之而不庸. 以直報怨, 以德報德. 一介不與, 一介不取之類)

善多惡少是賢者.

(: 顏子不貳過, 有不善未嘗不知. 子路, 人告有過則喜之類)

善少惡多是庸人, 有惡無善是小人.

(其偶爲善處, 亦必有所爲)

有善無惡是仙佛.

(其所謂善, 亦非吾儒之所謂善也)

무선무악시성인.

(: 제력하유어아, 살지이불원, 이지이불용. 이직보원, 이덕보덕. 일개불여, 일개불취지류)

선다악소시현자.

(: 안자불이과, 유불선미상부지. 자로, 인고유과즉희지류)

선소악다시용인, 유악무선시소인.

(기우위선처, 역필유소위)

유선무악시선불.

(기소위선, 역비오유지소위선야)

()도 없고 악()도 없는 것이 성인(聖人)입니다.

(예를 들면,

제왕의 힘이 나에게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나를 죽여도 원망하지 않고, 나를 이롭게 해도 공으로 여기지 않는다.

곧은 것으로 원한을 갚고, 덕으로 덕을 갚는다.

한 푼도 남에게 주지 않고, 한 푼도 남에게서 취하지 않는다.

는 등의 부류입니다.)

선은 많고 악은 적은 것이 현자(賢者)입니다.

(예를 들면,

안자(顏子)는 허물을 두 번 반복하지 않았고, 불선(不善)한 것이 있으면 일찍이 알지 못함이 없었다.

자로(子路)는 남이 허물이 있다고 알려주면 기뻐했다.

는 등의 부류입니다.)

선은 적고 악은 많은 것이 용인(庸人)이며, 악만 있고 선은 없는 것이 소인(小人)입니다.

(그들이 혹시 선을 행하는 부분이 있더라도, 그것은 반드시 어떤 의도하는 바가 있기 마련입니다.)

선만 있고 악은 없는 것이 신선이나 부처(仙佛)입니다.

(그들이 말하는 선()은 우리 유가()에서 말하는 선은 아닙니다.)

 

 

인물론 : 선악(善惡)의 분포에 따른 인간 유형 분류

 

1. 인간 유형의 분류 기준

장조는 인간을 선악의 유무와 비율에 따라 성인, 현자, 속인, 소인, 신선, 부처의 다섯 유형으로 분류합니다. 이는 유교와 도교, 불교 사상을 융합한 독특한 인물 비평입니다.

 

2. 聖人(성인)

無善無惡(무선무악)의 경지. 선악의 개념을 초월하여 자연의 순수 이치에 따르는 경지. : 帝力何有於我(재력하유어아). 지극히 도교적인 무위(無爲)의 경지입니다.

 

3. 賢者(현자)

善多惡少(선다악소)의 경지. 본성적으로 선을 지향하며, 잘못이 있어도 즉시 인지하고 고치는(不貳過) 수양된 군자의 모습입니다.

(예 : 안자, 자로)

 

4. 庸人(속인)

善少惡多(선소악다)의 경지. 선행을 하기는 하나 대부분 사심이나 충동에 의해 악행을 저지르는 대다수의 평범한 인간입니다.

 

5. 小人(소인)

有惡無善(유악무선)의 경지. 설령 선행을 하더라도 반드시 사적인 목적(有所爲)이 있으며, 악이 본성이 된 존재입니다.

 

6. 仙佛(신선, 부처)

有善無惡(유선무악)의 경지. 절대적인 선의 경지이나, 장조는 그들의 선(善)은 유가(儒家)의 윤리적 선(善)과는 다른 초월적 경지임을 명확히 구분합니다.

 

7. 결론

선악의 비율과 행위의 동기를 통해 인간의 도덕적 위치를 진단하며, 유교적 수양의 목표는 현자의 경지임을 암시합니다.

 

 

 

 

4

天下有一人知己, 可以不恨.

不獨人也, 物亦有之.

如菊以淵明爲知己, 梅以和靖爲知己, 竹以子猷爲知己, 蓮以濂溪爲知己,

桃以避秦人爲知己, 杏以董奉爲知己, 石以米顛爲知己, 荔枝以太眞爲知己,

茶以盧仝, 陸羽爲知己, 香草以靈均爲知己, 蓴鱸以季鷹爲知己,

蕉以懷素爲知己, 瓜以邵平爲知己, 雞以處宗爲知己, 鵝以右軍爲知己,

鼓以禰衡爲知己, 琵琶以明妃爲知己.

一與之訂, 千秋不移.

若松之於秦始, 鶴之於衛懿, 正所謂不可與作緣者也.

천하유일인지기, 가이불한.

부독인야, 물역유지.

여국이도연명위지기, 매이화정위지기, 죽이자유위지기, 연이염계위지기,

도이피진인위지기, 행이동봉위지기, 석이미전위지기, 여지이태진위지기,

다이로동, 육우위지기, 향초이령균위지기, 순로이계응위지기,

초이회소위지기, 과이소평위지기, 계이처종위지기, 아이우군위지기,

고이예형위지기, 비파이명비위지기.

일여지정, 천추불이.

약송지어진시, 학지어위익, 정소위불가여작연자야.

천하에 자신을 알아주는 한 사람의 지기(知己)가 있다면, ()이 없을 수 있습니다.

사람뿐만 아니라, 사물에게도 지기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국화()는 도연명(淵明)을 지기로 삼고,

매화()는 임화정(和靖)을 지기로 삼으며,

대나무()는 왕자유(子猷)를 지기로 삼고,

연꽃()은 염계(濂溪, 주돈이)를 지기로 삼습니다.

복숭아()는 진()나라를 피해 온 사람들을 지기로 삼고,

살구()는 동봉(董奉)을 지기로 삼으며,

()은 미전(米顛, 미불)을 지기로 삼고,

여지(荔枝)는 태진(太眞, 양귀비)을 지기로 삼습니다.

()는 노동(盧仝)과 육우(陸羽)를 지기로 삼고,

향초(香草)는 영균(靈均, 굴원)을 지기로 삼으며,

순채()와 농어()는 계응(季鷹, 장한)을 지기로 삼고,

파초()는 회소(懷素)를 지기로 삼으며,

오이()는 소평(邵平)을 지기로 삼고,

()은 처종(處宗, 장처종)을 지기로 삼으며,

거위()는 우군(右軍, 왕희지)을 지기로 삼고,

()은 예형(禰衡)을 지기로 삼으며,

비파(琵琶)는 명비(明妃, 왕소군)를 지기로 삼습니다.

일단 그와 지기를 맺으면 천년이 가도 변하지 않습니다.

만약 소나무가 진시황(秦始)에게, 학이 위희공(衛懿)에게 했던 것과 같은 것은, 바로 함께 인연을 만들 수 없다고 이르는 바입니다.

 

 

지기(知己): 인간을 넘어선 물화(物化)적 교감

 

1. 지기의 가치 (不恨)

세상에 단 한 명이라도 자신을 알아주는 지기가 있다면 삶의 한(恨)을 남기지 않을 수 있다는 고독한 문인의 정서를 표현합니다.

 

2. 물화적 지기

지기의 개념을 사람(人)을 넘어 사물(物)까지 확장합니다. 이는 사물과 인간을 동일시하는 물화(物化) 사상을 반영합니다.

(: 국화()의 지기는 도연명(淵明), 매화()의 지기는 임포(和靖), ()의 지기는 미불(米顛) )

 

3. 인물과 사물의 정서적 합일

각 사물이 가진 상징적 의미가 특정 인물의 정신세계와 가장 완벽하게 합치될 때, 그 관계는 천년이 지나도 변치 않는(千秋不移) 지기가 됩니다.

 

4. 반면교사(不可與作緣)

소나무(松)를 아낌없이 베어버린 진시황(秦始)이나, 학(鶴)을 지극히 아꼈으나 방탕하여 나라를 망친 위의공(衛懿)처럼, 사물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고 인연을 맺는 것은 오히려 해가 되는 관계임을 강조합니다.

 

5. 결론

고독한 삶 속에서 정신적 교감의 대상을 자연과 예술로 확대하며, 만물과의 진정한 합일을 추구하는 동양 심미주의의 극단을 보여줍니다.

 

 

 

 

5

爲月憂雲, 爲書憂蠹, 爲花憂風雨, 爲才子佳人憂命薄.

眞是菩薩心腸.

위월우운, 위서우두, 위화우풍우, 위재자가인우명박.

진시보살심장.

달을 위해 구름을 걱정하고, 책을 위해 좀벌레를 걱정하며, 꽃을 위해 비바람을 걱정하고, 재자(才子)와 가인(佳人)을 위해 명이 짧을까 걱정하는 것은 진실로 보살의 마음씨입니다.

 

 

보살의 마음 : 아름다움과 가치의 소멸을 염려함

 

1. 우아한 염려(憂慮)

이 구절은 아름답고 고귀한 존재가 세상의 외부 요인에 의해 훼손될까 염려하는 극도의 감수성을 표현합니다. 이는 감상적인 태도를 넘어, 가치의 소멸을 막으려는 적극적인 정신적 행위입니다.

 

2. 月憂雲(월우운) : , 구름

자연의 순수한 미가 일시적인 방해(구름)에 의해 가려질까 걱정합니다.

 

3. 書憂蠹(서우두) : , 벌레

지식과 문명의 유산이 내부적인 훼손(좀벌레)에 의해 사라질까 걱정합니다.

 

4. 花憂風雨(화우풍우) : , 비바람

덧없이 아름다운 존재가 외부의 폭력적인 힘(풍우)에 의해 꺾일까 걱정합니다.

 

5. 才子佳人憂命薄(재자가인우명박) : 재인, 기구한 운명

뛰어난 재능과 아름다움을 가진 존재가 세상의 질투나 불운으로 인해 단명(命薄)할까 걱정합니다.

 

6. 결론

세상의 아름다움과 고결한 가치를 지키고자 하는 지극한 애정이야말로 자비롭고 보편적인 사랑(菩薩心腸)에 비견될 수 있다는 심미적 휴머니즘을 제시합니다.

 

 

 

 

6

花不可以無蝶, 山不可以無泉, 石不可以無苔, 水不可以無藻.

喬木不可以無藤蘿, 人不可以無癖.

화불가이무접, 산불가이무천, 석불가이무태, 수불가이무조.

교목불가이무등라, 인불가이무벽.

꽃은 나비가 없을 수 없고, 산은 샘물이 없을 수 없으며, 돌은 이끼가 없을 수 없고, 물은 물풀()이 없을 수 없습니다.

큰 나무는 등나무 넝쿨(藤蘿)이 없을 수 없고, 사람은 벽(, 취미나 버릇)이 없을 수 없습니다.

 

 

미적 본질 : 결핍으로부터 발생하는 완벽한 조화

 

1. 대상의 필수 요소

각 대상이 자연스러운 아름다움과 완벽성을 갖추기 위해 반드시 있어야 할 요소(不, 可以無)를 나열합니다. 이 요소들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생명의 역동성을 상징합니다.

 

2. 花無蝶(화무접) : , 나비

나비는 생동감과 유희를 통해 꽃의 생명력을 완성합니다.

 

3. 山無泉(산무천) : ,

샘은 산의 기운을 응축하여 역동성과 생명력을 부여합니다.

 

4. 石無苔(석무태), 水無藻(수무조) : , 이끼, , 물풀

이끼와 물풀은 시간의 흐름과 생명의 적응을 보여주어 사물에 깊이와 정취(古意)를 더합니다.

 

5. 喬木無藤蘿(교목무등라) : 큰 나무, 덩굴

덩굴은 큰 나무에 입체감과 야성미를 더합니다.

 

6. 人不可以無癖(인불이무벽) : 사람, 취미

앞선 자연의 예시들을 통해 도출된 인간에 대한 최종 결론입니다. 癖(벽)은 광적인 집착이나 열정을 뜻하며, 인간은 자신만의 고유한 애착 대상이나 깊이 있는 취미를 통해 개성과 생동감을 완성한다는 의미입니다.

 

7. 결론

미적 완벽성은 각 요소의 본질적인 조화에서 나오며, 인간의 가치는 보편적 능력보다 깊고 독특한 열정(벽)에서 비롯된다는 개성 존중의 미학을 강조합니다.

 

 

 

 

7

春聽鳥聲, 夏聽蟬聲, 秋聽蟲聲, 冬聽雪聲.

白晝聽棋聲, 月下聽簫聲.

山中聽松風聲, 水際聽款乃聲.

方不虛生此耳.

若惡少斥辱, 悍妻詬誶, 眞不若耳聾也.

춘청조성, 하청선성, 추청충성, 동청설성.

백주청기성, 월하청소성.

산중청송풍성, 수제청관내성.

방불허생차이.

약악소척욕, 한처후수, 진불약이롱야.

봄에는 새 소리를 듣고, 여름에는 매미 소리를 들으며, 가을에는 벌레 소리를 듣고, 겨울에는 눈 오는 소리를 듣습니다.

대낮에는 바둑 소리를 듣고, 달밤에는 퉁소 소리를 듣습니다.

산중에서는 솔바람 소리를 듣고, 물가에서는 뱃노래 소리(款乃聲)를 듣습니다.

이렇게 해야 비로소 이 귀를 헛되이 태어나게 하지 않는 것입니다.

만약 못된 젊은이의 꾸짖음(斥辱)이나, 사나운 아내의 욕설(詬誶)이라면, 진실로 귀머거리가 되는 것만 못합니다.

 

 

청각적 풍류와 세속적 소음 : 귀의 존재론적 가치

 

1. 계절별, 환경별 소리

장조는 가장 순수하고 풍류적인 소리를 계절과 환경에 따라 분류합니다. 이 소리들은 자연의 섭리, 시간의 흐름, 지적인 즐거움을 담고 있습니다.

 

2. 自然(자연) - (), (), (), ()

생명의 소생과 쇠락, 고요함 등 자연의 순환을 느끼게 합니다.

 

3. 棋聲(기성), 簫聲(소성) : 인간 문화

지혜로운 대결과 정서적 교감을 통한 문화적 깊이를 제공합니다.

 

4. 松風(송풍), 款乃(관내) : 은일

자연의 기개와 어부의 한가로움(款乃聲, 뱃노래)을 통해 속세를 벗어난 정신적 자유를 선사합니다.

 

5. 方不虛生此耳(방불허생차이) : 귀의 가치

이러한 순수하고 고귀한 소리를 이해하고 즐길 줄 알기에 이 귀를 헛되이 가지고 태어나지 않았다고 선언합니다.

 

6. 耳聾(이롱) : 세속적 소음

이에 반해 악인(惡少)의 모욕(斥辱)이나 아내(悍妻)의 악담(詬誶) 같은 세속적이고 폭력적인 소음은 귀의 기능을 무의미하게 만들 정도로 고통스럽습니다.

 

7. 결론

귀의 진정한 기능은 자연과 풍류의 소리를 통해 정신적 풍요를 누리는 데 있으며, 세속의 잡음은 오히려 존재의 가치를 훼손하는 요소임을 대비합니다.

 

 

 

 

8

上元須酌豪友, 端午須酌麗友, 七夕須酌韻友, 中秋須酌淡友, 重九須酌逸友.

상원수작호우, 단오수작려우, 칠석수작운우, 중추수작담우, 중구수작일우.

정월 대보름(上元)에는 호탕한 친구(豪友)를 불러 술을 마셔야 하고, 단오(端午)에는 아름다운 친구(麗友)를 불러 술을 마셔야 하며, 칠석(七夕)에는 운치 있는 친구(韻友)를 불러 술을 마셔야 하고, 중추(中秋)에는 담백한 친구(淡友)를 불러 술을 마셔야 하며, 중구(重九)에는 속세를 벗어난 친구(逸友)를 불러 술을 마셔야 합니다.

 

 

절기별 교유론 : 절기 분위기와 벗의 기질

 

1. 절기와 인간의 조화

장조는 다섯 가지 명절(節氣)에 각기 다른 기질을 가진 친구(友)를 초대하여 술을 마셔야 한다고 주장하며, 절기의 분위기와 인간의 정서를 조화시키는 고차원적인 풍류를 제시합니다.

 

2. 上元(상원), 豪友(호우) : 정월대보름, 호탕한 벗

새해의 시작과 축제 분위기에 맞게 크고 호탕한 기개를 가진 벗과 마십니다.

 

3. 端午(단오), 麗友(려우) : 단오, 화려한 벗

여름의 절정과 화려한 장식에 맞게 아름답고 화사한 벗과 마십니다.

 

4. 七夕(칠석), 韻友(운우) : 칠석, 운치 있는 벗

견우직녀의 만남이라는 낭만적이고 섬세한 정취에 맞게 고상한 운치를 아는 벗과 마십니다.

 

5. 中秋(중추), 淡友(담우) : 추석, 담백한 벗

풍요롭지만 고요한 달빛 아래, 담박하고 순수한 정을 나누는 벗과 마십니다.

 

6. 重九(중구), 逸友(일우) : 중양절, 속세를 벗어난 벗

가을 산에 올라 은일(隱逸)의 기상을 느끼는 명절에 맞게 세속을 초월한 고상한 벗과 마십니다.

 

7. 결론

일상적인 만남을 넘어, 절기의 특별한 정서를 친구의 다양한 기질을 통해 완성 시키려는 극도의 심미적 교유론을 보여줍니다.

 

 

 

 

9

鱗蟲中金魚, 羽蟲中紫燕, 可云物類神仙.

正如東方曼倩避世金馬門.

人不得而害之.

인충중금어, 우충중자연, 가운물류신선.

정여동방만천피세금마문.

인부득이해지.

비늘 있는 동물 중에는 금붕어(金魚), 깃털 있는 동물 중에는 제비(紫燕), 가히 물건 중의 신선(物類神仙)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는 마치 동방삭(東方曼倩)이 금마문(金馬門)에서 세상을 피했던 것과 같아서, 사람들이 그들을 해치지 못할 것입니다.

 

 

자연계의 신선(神仙) : 자적(自適)하는 생명체

 

1. 물류신선(物類神仙)의 정의

장조는 물고기(鱗蟲) 중에서는 금붕어(金魚)를, 새(羽蟲) 중에서는 제비(紫燕)를 물류의 신선이라 칭합니다.

 

2. 금붕어, 제비의 특성

이들은 모두 인간의 거주지 근처에 살면서도 가장 아름답고 우아하며 위험이 적은 존재들입니다. 인간에게 해를 입히지 않고, 인간에게서도 해를 입지 않는(人不得而害之) 자족적이고 평화로운 생존 방식이 신선에 비견됩니다.

 

3. 동방만천(東方曼倩)과의 연결 : 동방삭(東方朔)

신선의 비유를 동방삭에게 연결합니다. 동방삭은 해학(諧謔)으로 한무제(漢武帝)의 옆(金馬門)에서 권력에 얽매이지 않고 지혜롭게 처신하여 화(禍)를 피한 인물입니다.

 

4. 결론

자연 속의 순수한 아름다움과 지혜로운 처세를 통해 속세의 위험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고 평화를 유지하는 것이야말로 신선과 같은 경지임을 주장합니다.

 

 

 

 

10

入世須學東方曼倩, 出世須學佛印了元.

입세수학동방만천, 출세수학불인료원.

세상에 나아갈 때(入世)는 동방삭을 본받아야 하고, 세상을 벗어날 때(出世)는 불인(佛印, 승려 이름) 요원(了元) 선사를 본받아야 합니다.

 

 

처세와 은둔의 모델 : 동방삭과 불인 선사

 

1. 入世 (입세), 동방만천(東方曼倩) : 세상 속, 동박삭

세상에 참여하여 벼슬을 할 때는 동방삭을 배워야 합니다. 동방삭은 재능이 뛰어나면서도 해학적 언변으로 황제를 즐겁게 하여 권력의 정점에서 스스로를 지켜낸(避禍) 지혜로운 인물입니다. 세상에 머물되 얽매이지 않는(大隱) 처세술을 상징합니다.

 

2. 出世 (출세), 불인선사(佛印了元) : 세상 밖, 불인선사

세상을 벗어나 은거할 때는 송나라의 고승인 불인 선사 요원(了元)을 배워야 합니다. 그는 높은 선(禪)의 경지에 있으면서도 소동파(蘇東坡)와 교유하며 자연과 풍류를 즐긴 인물입니다. 정신적인 초월을 상징합니다.

 

3. 결론

장조는 세상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때(入世)와 속세를 떠나 정신적 자유를 추구할 때(出世) 각기 다른 이상적인 모델을 제시하며, 상황에 맞는 처세술을 갖추어야 함을 강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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